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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25일] 공기마저 자유로운 바르셀로나

낯선 곳에서 놀기/2008 이루어진 유럽여행

by sundayeunah 2009. 3. 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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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17일 일요일 - 8월20일 수요일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서 나의 일정은 4박 5일이다.
3박만으로도 아아주, 아아주, 충분하다고 사람들이 그랬다. 하지만 파리로 가는 비행기 티켓 때문에 그냥 4박을 했다.

그래서 마구 계획을 세웠더랬다. 이렇게...

1일째, 도착 후 바로 숙소
2일째, 가우디의 집들(까사밀라, 까사바뜨요), 성가족성당
3일째, 구엘공원, 그리고 구도시(까페드랄, 피카소뮤지엄도 가야지), 저녁에는 분수쇼!
4일째, 음, 시간이 남네...교외를 하루 정도 나갈까나... 호스텔 가서 물어봐야지
5일째, 할일이 없네... 비행기는 오후 시간대. 널럴...



그런데, 나는 이 계획을 날리고 3일 내내 해수욕을 하러 갔다. 
 
그것도 남들은 굳이 기차를 타고 20분을 간다는 멋진 해변도 귀찮아서 그냥 지하철로 가는 시내의 해변에서다. 거기 해변이 특별히 좋아서도 아니다. 멋지긴 한데, 뭐, 우리나라 동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드러누워서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물을 마시고, 썬크림을 바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끄적거리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아, 휴식이다...... 휴식.....






 

 

 






저녁에는 분수쇼를 보러 갔다.
서둘러 간다고 1시간 30분 일찍 갔건만, 이미 광장에는 사람들이 그득했다.










 




틈틈이 가우디를 보고 돌아다녔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살리는 도시인 양 느껴진다. 까사밀라, 구엘공원,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를 보러 갔다.


1900년대 초의 가우디는 정말 충격이었겠다 싶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유럽배낭 여행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그때, 가우디를 봤던 한국의 대학생들의 눈에도 가우디는 충격이었겠다 싶다. 그때 당시 바르셀로나를 여행했던 선배는 이번 나의 여행에서 바르셀로나는 빠져서는 안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에 바르셀로나를 다녀온 나의 동생은 그냥, 갈만은 하다고, 평이하게 말했다. 나는 그것이 한국의 디자인 수준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을 반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우리는 그 사이, 많은 것을 봤고 많은 것을 경험했다.



정형화되지 않은 선과 아메바와 같은 자유분방한 구조가 가우디 건축물의 특징이다.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준 비디오가 까사밀라에서 방영되고 있었는데, 상당히 에로틱하게 느껴졌다.







 

 




가우디의 대표적인 건축물, 까사밀라


 












구엘공원



 

 


 

 

 


사실 까사밀라과 구엘공원을 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역시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은 사람들이 왜 가우디에 열광하는지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건축에 대해 아무 배경지식이 없는 나였는데도 입이 떡 벌어졌다.



휘장 천 같이 보이는 저게 돌이다.
성당으로 들어오는 빛의 모양 그대로다.

 

 






천장.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기둥들.






흘러내리는 듯한 성당 외벽.
지금도 아메바와 같이 움직이는 생물체같다. 아직도 건설중이다.




 






성당 앞에 있는 납작한 형태의 조각은...











바르셀로나 길거리 샵들에서 본 납작 모양 알루미늄(또는 철제) 인형과 닮아 있다.



 

 


 





나는 가우디스럽다고 내세우는 타일 공예품보다, 이 인형들이 더욱 바르셀로나의 문화적인 스타일을 반영한 장식품이라고 생각했다. 사고 싶었는데 짐의 압박 때문에 포기했다. 나중에 바르셀로나를 다시 가게 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인형들을 위해 카드를 그을 것이다.








사그라다파밀리아 건물 외벽에는 뜻을 알 수 없는 숫자판이 있다.



 

 


 


이렇게 어떤 방향으로 해도 합이 같다.
가우디가 고안한 건데, 역시 그는 천재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길의 철문 부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천국의 문을 향해 가는 성스러운 심정으로, 또는 비밀의 문을 들어가는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이 되어 그 문을 지나간다.



 

 








해변을 가는 길...
바르셀로나의 구도시 중심가를 산책하며, 빠에야도 먹고, 어느 광장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샴페인을 마시며 또 2시간을 노닥거린다.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
해수욕을 마치고 근처 해변을 걸었다.



 

 

 








걸거리 음식도 먹고...

 

 





해변가에 자리를 잡고 저녁을 먹으며...




 





바르셀로나, 로마만큼 더울 것 같아서 걱정했다.
더웠지만, 바르셀로나는 달랐다. 여기는 근처에 '물'이 있어서 그런지 베네치아와 같은 여유로움이 넘쳐났다. 사람들도 팍팍하지가 않았다.

나도 여행이 끝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없이 그저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나는 여기서는 런던도 그립지 않았다. 그 순간을 즐기기. 참 그게 필요하다. 바르셀로나의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에 위로를 얻은 나는 나의 마지막 도시, 파리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감에 가득해졌다.


내일은 아침 늦게까지 늦잠을 잘 것이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서 파리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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