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레오폴드 뮤지엄, 빈이다.
전 세계에서 Schiele쉴레의 그림이 가장 많은 뮤지엄이다.
쉴레Schiele와 나.
나는 이번 여행을 통털어서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 사진 속에는 쉴레와, 그리고 쉴레의 자화상에 어울리는 컨셉의 내가 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이게 무슨 호사인가.
뮤지엄에는 클림트의 그림도 많다.
이 도시에는 내가 사랑하는 두 Gustav가 있다. 말러와 클림트는 이름이 같다.
인상적인 건,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서 말러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 놨다. 그 둘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동시대인이다.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홀에는 말러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헤드폰이 있다. 그러니깐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도록 했다. 동시대를 살았던 두 예술인의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을 들으며,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1910년대로 점프한다.
말러는...
1990년대 후반에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말러 교향곡을 10번까지 연주하는 큰 프로젝트를 2년에 걸쳐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당시에 한국에서 대중적이지 않던 말러의 10개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하나의 모험이었다. 첫 번째 시도였다. 나는 그때 말러의 10개 교향곡 연주 티켓을 샀다. 음, 그때 나는 말러를 몰랐지만, 아마도 그때 당시의 남자친구와의 일종의 데이트 패키지였던 것 같다.
첫번째 연주에서 1번을 듣고, 난 가난한 학생이었음에도 몇 개의 CD를 샀다. 이렇게 모던한 교향곡이 있다니... 모던이란 피아노를 때려 부수는 것이 아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2년 뒤 마지막 공연을 나는 그 남자친구가 아닌, 동성 친구와 함께 했다. 인생이란 그런 거다. 모든 것에는 변화가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함께했던 관객들은 진심에서 우러난 조용한 박수를 쳤다.
그건 환호성이 아니었다. 2년의 세월에 대한 반추였다고, 난 기억한다. 관객 중 몇몇은 눈물을 흘렸다. 나는 기억한다. 그 조용한 환호성을... 그렇게 충성도 높은 열렬한 관객들이었음에도 그렇게 조용하게 박수를 그리고 그렇게 오래 칠 수 있었던 것은 음악과, 그것을 해낸 연주자들과, 그리고 그것을 지켜본 우리 스스로와, 그리고 그 세월 동안의 변화를 견뎌온 우리 자신에 대한 박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빈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다시 한번 말러의 음악과 클림트와 쉴레의 그림을 보고 듣는다. 빈에서 나는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다른 것을 아무것도 하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이들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6시가 넘어 숙소로 가서 짐을 찾은 뒤, 야간열차를 타고 베니스로 향한다.
여행이 벌써 열흘 남짓이 지났다. 런던, 프라하, 빈.... 나는 런던과 빈을 다시 갈 것이다.
다음 도시는 베니스다. 야간 열차에서는 1층 아래칸을 타고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야간 열차를 기다린다. 런던에서 샤워하다가 미끄러져 넘어져 갈비뼈에 문제가 생겼는지 아프다. 다행이 짐을 드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이층 침대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건 너무 고통스럽다. 1층에서 잘 수 있었으면, 간절히 바라면서 upper class라고 적혀 있는 열차 티켓을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었다.
지하철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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