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녀왔다.
햇볕도 따뜻하고, 숲 냄새를 맡고 싶었는데, 이미 시간은 오후 2시가 넘어가고 있었기에 멀리 갈 순 없어 과천을 떠올렸다.
특별한 기획전을 기대하지 않았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우리 나라 현대 미술작품들을 쭉 훑어 보고 싶었습니다. 50년대, 60년대, 70년대.... 이렇게 끄덕끄덕거리며 보고 싶었습니다.
윤대녕의 소설 제목을 빌어 보자면, '옛날 그림을 보러 갔다' 정도?
그런데, 너무 슬픈 건...옛날 그림들을 볼 수가 없었다는 거다.
죄다 기획전뿐이다. 현대판화전, 전통과 현대사이 소장품 특별전 등등등...
도대체 우리나라의 50년 이후 그림을 상시적으로 보고 싶다면 어딜 가야 하는지 궁금했다.
런던에서는 내셔널갤러리나 테이트 뮤지엄을 가면 된다. 프랑스에서는 루브르나 오르셰를 가면 되겠다. 뉴욕에서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을 가면 될 것이고 보스톤에는 파인아트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어딜 가야, 아무 생각없이 우리 나라 현대 작가들의 50년대, 60년대, 70년대... 2000년대의 회화를 시대순으로 볼 수 있을까. 아쉽고 서운했다.
기획전이 아닌, 상시전의 의미는 그런 걸 테다. 항상 있기에 급할 필요도 없고 눈에 100% 담아 갈 필요도 없는... 모든 것을,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이해할 필요도 없는, 피곤하면 멈추었다가 또 오면 되는 것.
외국에서 여행객의 입장에서 미술관을 가게 되면 시간에 쫓기고 온갖 감각이 곤두서게 된다. 다 담아가야 겠다는 욕심이 앞선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우리 그림을 보게 되면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보게 된다. 좋은 그림이 있으면 그 다음에 또 와서 보게 되니까... 항상 거기 있는 그림들이 주는 편안함, 그런 것을 느끼고 싶었다.
특히, '노란저고리'를 보고 싶었는데... 미술 교과서에 있었던 그 그림. 거창하지는 않지만, 아련히 보고 싶은 그림 중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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