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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페스로 향하는 길 - 모로코 여행 다섯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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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투어의 마지막 날. 관련 글은 여길 클릭.

 

일행은 왔던 길을 되짚어 마라께시로 돌아가지만, 우리는 여기서 Fes페스로 향하기로 했다. 내가 모로코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의지했던 블로그 Habiba Moroccao (http://cafe.naver.com/maroc)아니었다면, 이 여정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이 블로그의 주인장은 모로코에 살았던 Jamila라는 분이었는데, 사막의 도시 Merzouga메르주가에서 Fes페스로 가는 여정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하루를 번다. 메르주가에서 페스로 가는 버스도 있다고 했지만, 너무 힘든 여정이라고 했다. 시간도 더 걸리고 아무래도 불편할 것이다. 우리가 20대 청년이라면 모를까, 40대 선배들과 동행하는 일정이다 보니 우리는 시간도 절약하고 편안한 방법을 택했다. 택시를 대절해서 가면 7-8시간 거리. 금액은 1,100디람 정도. 우리 돈으로 약 16만원. 메르주가 가는 길에 Rissani르싸니에서 택시 정류장이 있으니, 거기에 내려달라고 하면 택시를 손쉽게 탈 수 있다고 블로그에 나와 있었다.

 

우리의 가이드였던 아브라함에게 우리의 일정을 말해 두었던 터였다. 그리고 투어를 신청할 때도 우리는 마라께시로 가지 않고 곧장 페스로 갈 것이기에 짐이 많은데, 투어 버스에 우리 짐을 실을 수 있겠느냐고 미리 양해를 구했던 터였다.

아브라함은 택시를 섭외해 주었고 - 1,200디람 부르기에 우리는 그냥 콜 했다. 르싸니 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서 택시를 만나 우리를 택시기사에게 인계해 주었다.

 

택씨는 우리 셋을 태우고는 북쪽으로, 북쪽으로, 페스를 향해 달려간다.

 

 

 

 

 

 

 

 

  

 

 

 

 

 

 

 

 

 

 

 

 

 

 

 

 

 

 

 

 

 

 

 

 

 

 

 

 

 

 

 

 

 

 

광야와, 그랜드캐년을 닮은 산을 지나, 울창한 숲의 도시를 지나, 점점 북쪽으로 가면서 날씨는 서늘해졌다.

 

 

 

 

 

 

 

 

 

 

 

 

도시로 들어오자, 나는 페스에서 우리 숙소를 잘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여긴 참 지도가 소용이 없다. 구도시인 메디나 사이 어느 골목길에 있는 우리 숙소. 나는 운전기사에게 우리는 지리를 모르니, 우리 숙소 앞까지 우리를 바래다 달라고 신신당부 했지만, 이게 웬걸, 그러겠노라고 끄덕였던 이 기사는 메디나의 광장에 우리를 내려 두자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여기서 자고 가야 하므로, 팁을 더 달라고 억지를 쓴다.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다.

 

이 기사는 게다가 점심식사 장소로 우리를 근사한 호텔로 안내하더니, - 우리는 싼 데로 가자고 했건만 - 우리보다 더 비싼 것을 시켜 먹어 우리를 기함하게 만들었던 분이다. 오늘 봉 잡았다고 단단히 생각했던 모양.

메뉴를 고민하던 우리에게 호텔 지배인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가와, 택시 기사가 여기서 점심을 먹겠다고 하고 우리가 계산한다고 했다는데 어떻하겠느냐고 묻는다. 우리는 기사만 다른 데서 먹으라고 야박하게 굴기 싫어서 알았노라고 했는데, 세상에 135디람짜리, 우리보다 훨씬 비싼 밥을 먹은 거다. 호텔 지배인이 그런다. 이건 노말한 게 아니라고. 그래서 자기가 걱정이 되어 물어본 거라구. 아, 그럼 다른 데서 드세요..이렇게 이야기해도 되는 거였구나. 그런데 이제 또 왠 숙박비 타령? 우리를 뭘로 보고.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사이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 중 한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는 Aziz아지스 라고 했다. 자기는 리야드를 운영하고 있고, 손님을 기다리는 중이었다고. 그러나 우리는 숙소를 이미 예약하고 왔다. 그는, 그럼 자기가 우리를 숙소까지 안내해 줄 테니, 내일 자기에게 관광 가이드를 받으란다(그러면서 가이드 자격증까지 꺼내 보여준다). 금액은 300디람이었던가. 아무튼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가이드 투어를 받을 생각이었기에 그러자고 했고, 아지스가 짐을 내리고 택시 기사에게 눈을 부라리며 소리를 지른 후 - 아마도 말도 안 되는 소리 말고 썩 꺼지라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 우리는 그렇게 캐리어를 끌고 우리의 페스 숙소인 dar-farah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리야드마다 배정되어 있는 가이드가 있다고 한다. 이 도시에서는 반나절 이상은 꼭 가이드를 받아야 한단다. 우리 숙소에 배정된 가이드가 왔다가, 우리가 전날 길에서 만나 도움을 받은 아지스란 청년에게 가이드를 받기로 약속했다고,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dar-farah의 주인장 할아버지도 난처한 표정이었다. 알고보니 아지스는 이 동네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고, 글쎄 다소 뭐랄까, 공격적인 젊은이였다. 일종의 상도덕을 어긴 셈이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이 리야드는 무척 아름다웠다. 그리고 수준에  비해 가격도 너무 좋았다. 3인실 55유로. 숙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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