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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여행 - Fes페스의 아름다운 숙소, dar-farah와 프랑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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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페스 - dar-farah

 

이 곳은 모로코 여행 정보 블로그라 할 수 있는, Habiba Moroccao (http://cafe.naver.com/maroc)에서 발견한 곳이다. 내가 여행을 다녀온 2011년 당시만 해도, 부킹 닷컴과 같은 호텔예약 사이트에는 없었던 곳인데 이제는 부킹닷컴에서도 예약이 가능하다. (부킹닷컴에 오른 호텔 정보는 여길 클릭)

 

여긴 정말, 가격대비 너무너무 고급스럽고 아름다웠다. 3인실에 55유로. 각 층마다 방이 2개씩 있고 3층까지 있다. 규모에 비해 사람을 적게 받아 번잡하지 않고 너무 좋았다. 게다가 주인장은 마침 방이 남는다며 2개를 쓰라고 인심을 베풀어 주어, 운 좋게도 3층 전체를 우리가 썼다.

 

 

 

 

 

 

이 리야드는 울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방마다 소음 차단이 안된다. 그게 내가 생각한 유일한 단점. 하지만 우리가 있을 때는 시끄러운 손님이 없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진 않았다.

 

 

 

 

 

 

 

옥상에서 바라 본 페스 전경. 나는 아침마다 여길 올라 큐티를 했고, 마지막날 저녁에는 와인도 한 잔 했다.

 

 

 

음식도 최고. 다양한 종류의 신선한 빵과 오렌지주스, 티와 커피가 있는 아침식사.

 

 

 

나의 경우, 항상 여행지에서 숙소를 고를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위치다. 멀면, 아무래도 몸이 힘들고 마음도 불편하다. 여기도 올드 시티인 메디나 가운데 있지만 큰 광장과 주차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캐리어를 끌고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친절한 남자들, Ives 이베와 Sifddine 세이프딘이었다.

지금은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서도 예약을 받고 있으니 어떨지 모르겠으나, 2011년 당시만 해도 이메일로만 예약이 되었고, 문의 메일을 주면 불어로만 답장이 와서 구글 번역기로 돌려야만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그건 아주 간단한 내용이었으니까. 언제 몇 명 간다, 방 있냐, 있다, 와라, 이런 수준이었으니깐.

 

주인장 할아버지 이베 Ives.

알고보니, 여긴 프랑스 사람들만 온다. Ives는 프랑스 남자이다. 그리고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그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우리는 불어를 단 한마디도 못 한단 말인가? 해결이 안 되는 문제가 생기면 그는 앞 집에 사는 모하메드를 불러 왔다.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이 앞집 남자, 모하메드... 그는 영어를 곧잘 했다.

 

 

 

조그마한 키에 어찌나 발발거리면서 일을 열심히 하시는지. 바지런 바지런, 이런 말이 딱 어울렸다.

그가 위피, 위피, 하길래 그게 뭔가 했더니 WIFI를 말하며 ID와 PW가 적힌 쪽지를 우리에게 건네 주었고, 자기 이름은 스펠링이 IVES 이지만, S가 묶음이라 '이베'라고 부르면 된다며 - 물론 불어로 말했는데 이베의 몸짓때문에 다 알아 들을 수 있었다 - 저렇게 눈을 가리는 표시를 했다. 묶음이란 소리였다. 귀여운 할아버지~

 

이베를 흉내내면서..

 

 

 

바지런 바지런... 이렇게 캐리어들을 도르레를 이용해 올려주고 내려준다.

 

 

 

 

 

 

Ives를 도와 함께 일하고 있는 Sifddine세이프딘. 처음엔 아버지와 아들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 - 이들과는 구체적인 대화가 안 되어, 그 동네 사람이자 우리의 시내 가이드였던 아지즈가 말해주었다.

우리가 떠나는 아침, 그 사이 어딜가서 페인트칠을 하고 온 모양인지 페이트가 잔뜩 묻은 옷을 입고 나타나서는 택씨 있는 곳까지 짐을 들어 주었다.

 

 

가이드였던 아지즈는 이베를 탐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사업적 경쟁자이기도 했고 - 아지즈도 조그마한 호텔인 리야드를 가까이서 운영하고 있었으니, 게다가 이베의 리야드는 시설 대비 무척 저렴한 가격이어서 아지즈는 그게 마음에 안 들었을 것이다.

이베도 아지즈가 탐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아지즈가 아침에 가이드를 위해 dar-farah를 찾았을 때, 이베는 "레이디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되었으니 있다가 다시 오라"고 돌려보낸 모양이었다. 어라? 굳이 뭘.. 잠깐 안에서 기다려도 될 것을... 우리는 의아했고 이베도 아지즈를 별로 맘에 안 들어하는구나, 짐작을 하게 되었다.

아지즈는 이 동네 토박이고, 이베는 프랑스인으로 외지인이다. 아지즈는 이베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굳이 우리에게) 단정적으로 말해 주었지만, 사실 난,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튼 이베 할아버지가 참 좋았고, 그에게도 이역 땅인 이 모로코 페스에서 외지인으로 사는 것이 고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더 마음이 짠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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