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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멕시코의 검은 예수

낯선 곳에서 놀기/2004 멕시코~멕시코~

by sundayeunah 2007. 9. 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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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과달루뻬 성당의 성모님도 그렇고, 소깔로 광장 앞 대성당에서 본 예수상도 그렇고, 여기의 성모님과 예수님의 피부는 독특하게 모두 검은 색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대성당의 예수상



가이드가 말해주는 여기에 얽힌 이야기... 

카톨릭 개종을 거부하던 마야인들은 신부가 항상 예수상의 발등에 입을 맞추는 것을 보고 발등에 독을 묻혀 신부를 독살하기로 결심한다. 신부가 독이 묻어 있는 예수상의 발등에 입을 맞추려는 순간... 예수상의 발이 움직이면서 신부 입에 독이 묻지 않도록 하더니, 갑자기 예수상이 독에 오염돼 까맣게 변했다. 그걸 본 마야인들이 마음을 움직여 개종했다는...




재밌는 스토리긴 하다. 암튼 선교와 폭력적인 정복이 함께 이뤄진 상황이었으니, 그들의 마음을 다독거려 줄 이야기가 필요하긴 했을 것이다. 지배자와 똑같이 생긴 예수에 불신을 가지고 있었을 이들에게, 그네들과 같은 피부색깔의 예수만이 위로가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들의 예수상은 유별나게 아주 피를 끔찍할 정도로 철철 흘리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대성당의 예수상

 

 

 

 



한국의 예수상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보편적인 이미지, 자비로운 표정의 평화로운 모습과는 약간 다르다. 물론 여기에도 그런 예수상 또한 많겠지만, 나는 한국에서 이렇게 극단적으로 사실적인, 마치 Passion of the Christ 영화를 보면서 느낌직한 '불편한 고난'을 대면케 하는 예수상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적어도 멕시코의 예수상은 항상 스페인 사람처럼 생긴 것도 아니고, 피를 철철 흘리며 고통 받는 자의 아픔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들이 받아들이고 동질감을 느낀 예수의 모습을 보니 멕시코 사람들의 힘든 삶과 역사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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