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숲에 가고 싶다며 원주의 뮤지엄 산(Museim SAN)에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다.
이야기만 많이 들었고 처음이었다.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맑은 바람을 쐬고 싶었는데 집에서도 1시간 거리, 원주가 생각보다 가깝다.
오크밸리를 지나 깊은 산 속에 있어 전망도 경치도 좋다. 높은 산속에 위치해 탁 트인 시야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어 한적하고 고요했다.
조각 공원을 지나...
뭐니뭐니해도 이 뮤지엄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작품은 건물 그 자체다.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2013년에 개관한 이 뮤지엄은 물 속의 요새와 같다. 건물 밖에서 건물로 들어가는 길은 물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건물 안에서 건물 밖을 바라보는 뷰는 그야말로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다. 건물도 작품이지만, 건물은 창을 통해 바라본 풍경 또한 작품으로 만든다.
그가 지은 건축물은 국내에 제주도에 3개가 있고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본태박물관), 얼마전에 서울 혜화동 근처에 재능문화센터(JCC)가 오픈했다고 한다(관련 기사).
건물 안 은밀하게 숨겨진 공간처럼 여겨지는 여기는 '삼각코트'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
삼각형이 주는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 - 버뮤다 삼각지대 때문인지? - 에 무심히 쌓여 있는 돌무더기가 주는 황폐함 분위기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외계인과 교신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 매우 신비스러운 느낌이 절로 나는 묘한 곳이었다.
건물에서 바라보이는 바깥 풍경들
주말에 오면 요 자리가 명당이라 줄을 선다고 하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자리 잡고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한솔제지에서 운영하는 뮤지엄인 만큼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종이의 역사를 다룬 관도 내실 있었다. 역시 국내 1위 제지회사다운 책임감이야, 라는 끄덕임이 절로 나오는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매일 오전에 진행되는 건축투어를 하지 못한 것과 제임스터렐관을 가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 두 가지는 다음 기회에... 다시 찾고 싶은 뮤지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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