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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무섬마을 김광호가옥 사랑채의 그 반질반질한 너른 마루.

낯선 곳에서 놀기/우리나라 좋은나라

by sundayeunah 2014. 8. 2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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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 3박 4일.

영주 부석사 -> 소수서원(선비촌) -> 영주 무섬마을 (숙박) -> 봉화 (닭실마을 옆 청암정) -> 봉화 청량산과 청량사 -> 안동 도산서원 -> 안동 금포고택 (숙박) -> 안동 시내 -> 병산서원 -> 하회마을 (숙박) -> 올라오는 길에 속리산 법주사

 

 

 

 

낙동강 줄기에는 강물이 산에 막혀 물돌이동을 만들어 낸 곳이 여럿 있다고 한다. 하회마을이 그렇고 여기 무섬마을이 그렇다.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고 불린다. 마을 주변을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휘돌아 흐른다.

여행 좋아하는 후배가 무섬마을은 곧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그 사이 너무 유명해져 오히려 걱정이라며 꼭 무섬마을을 가 보라고 했다. 나 또한 오랜 전부터 가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던 곳이다. 영주를 오면 다시 부석사를 꼭 들르고, 이번에 숙박은 무섬마을에서 해야지 하고 미리 예약을 해 놓았다.

무섬마을 사이트 http://moosum.koreaimg.com/pubwww/moosum/

 

선비촌은 이 진짜를 재현해 놓은 것이다. 선비촌에는 사는 사람들이 없고 여기 무섬마을에는 몇 백년동안 이 마을에서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이 있다. 선비의 고장답게 오래된 고택들이 즐비하고, 나는 그 중에서 한 집에 머물렀다. 김광호 가옥의 사랑채.

예약은 무섬마을 사이트에서.

 

 

 


 

 

사랑채는 넓고 앞쪽과 옆쪽에 마루까지 넓다. 마루가 아주 반질반질하다.

저 너른 마루를 나 혼자 다 쓰는 것이다. 마루에 엎드려 책도 있고 빈둥빈둥... 마을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다.

 


 


 


 

 


내가 머물렀던 사랑채. 마루도 넓다. 게다가 일부러 유리문으로 개조하지 않아 여전히 창호지 사이로 바깥의 서늘한 공기가 들어오는 것도 좋다.  

김광호 가옥은 무송헌(김담)선생의 종손이 살고 있는 성선김씨 고택이다.


 

 


 


 


 


 


 


 

 

마을을 산책.

무섬마을의 명물인 외나무다리. 1983년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긴 전까지는 바깥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책보를 메고 학교 가는 아이, 장가가는 새신랑, 꽃가마 타고 시집오는 새색시, 황천길로 가는 상여도 어김없이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야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들지 않고 외나무다리만 건너는대도 기우뚱, 조심조심해야 했는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가마꾼과 상여꾼이라.. 약 350여 년간 무섬마을을 이어준 유일한 다리.


 

 

 


 

 

 

 

 

  

  


 



마을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야말로 시골마을이다. 초가집이 아니라 옛날 가옥이 좀더 많다는 것 빼고는 담장 아래 꽃밭을 가꾸는 할머니들, 왈왈 짖어대는 개들, 경운기를 탈탈거리며 논일을 나가는 아저씨들,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이른 새벽의 산책길.

 

 


  


 


  



 

 


 


 


 


 

 


6월. 시골의 밤은 서늘하다. 한 여름에도 에어콘 필요 없을 정도라고 하시니. 마을의 밤은 깊고 나는 혼자 잠이 오지 않아 마루에 가만히 앉아 있는다. 모기 때문에 곧 들어가야 하겠지만, 별도 찾아보고 호롱호롱하는 풀벌레 소리도 들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보내본다. 날을 흐려 별은 보이지 않았다.


  

 


 

 


마을의 유일한 식당으로 알고 있다. 궁중에서 먹던 비밤밥이라는 '무섬골동반'으로 저녁을. 섣달그믐(음력 12월30일) 저녁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남은 음식은 해를 넘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비벼먹던 것이 전해 내려와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한다.

작년 가을, 혼자 남도에 갔을 때 먹지 못했던 설움을 예상외로 이번 경북 여행에서 푼다. 전라도 음식 아무리 맛있어도 안 주면 못 먹는 거... 여기는 달라면 다 준다. 혼자 왔느냐고 정색하던 남도 주인장들에게 치여 제대로 먹지 못했던 것이 떠올랐다. 경상도 음식도 진짜 맛있다. 안동에서 먹었던 헛제사밥도 잊을 수가 없다. 영주, 봉화, 안동에서는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저 반찬을 계속 먹고 또 달라고 하고 계속 먹었다. 정말 남기지 않고 싸그리^^ 주인 아저씨도 뿌듯해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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