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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런던 4일째, 영국 근위대 교대식과 대영박물관

낯선 곳에서 놀기/2008 이루어진 유럽여행

by sundayeunah 2008. 9. 2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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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관광객다움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어 버킹검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버킹검 궁전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지만, St. James Park를 가로질러 가고 싶은 욕심에 버스를 타고 트라팔가 광장까지 나왔다.
 





골목골목을 지나,







여기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아침 산책때문에 하이드 파크보다 좋아진 곳.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어딜 가는가가 아니라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하는가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장소.











매튜본 발레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그 소년 같은 왕자와 백조는 아마 가녀린 영국 황실의 왕자와 요 세인트 제임스 파크의 백조가 배경이었을 것이다.

어제까지는 너무 더웠는데, 이날 아침은 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씨에 바람이 무척 쌀쌀하다.


드디어 버킹검 궁전 앞에 도착.











미리 가야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다길래 1시간 반 전에 가서 서성거렸다. 날씨가 추워 죽겠다. 그나마 잘생긴 영국 경찰 아저씨들을 보는 재미에 참았지만, 1시간 반을 기다렸다가 근위대들이 한 10분 정도 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을 즈음에는 정말 따뜻한 커피숍으로 가 버리고 싶었다. 근위대들이 들어가는 것을 봤으니 이젠 된거 아냐?..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황금같은 나의 런던 여행을 이런 근위대 교대식 따위를 보려고 반나절이나 까먹어야 하나, 고민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추워 죽겠다.

경찰들은 계속, 여기 서 있으면 안된다, 저기로 가라, 이러면서 바쁘다.








그 즈음, 궁 문이 열리고 이제 근무를 서러 가는 근위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일제히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그건 일종의 재밌는 경험이다. 전 세계에서 모인 머리 색깔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말은 안 통해도 서로 웃으며 저거 봐라, 저거 봐라, 이런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웃는다.








그리고 여기서의 압권은 음악이다.

그러니깐, 여기서의 주인공은 교대식이 아니라, 그 시간을 즐기는 관광객들과, 그 관광객들의 시간을 멋있게 하는 백그라운드 뮤직이다. 음악이 있었기에 흥겨운 거다.


빠 바바밤바바바 바라바라밤밤바~~~




영상에서 사람들이 (나를 포함해서) 웃는 이유는 27초 부근에 나오는 병사 때문이다. 박자를 놓쳐서 빠른 걸음으로 막 쫓아간다. 전 세계에서 온, 머리 색깔이 다르고 말이 안 통하는 우리는 그저 그게 너무 웃겨 카메라를 높이 쳐 들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구 웃었다. 말이 안 통하는게 뭔 상관? 그 순간은 '우리'다.

'우리' 관광객과 함께 한 즐거운 관광객다운 경험~
그 경험을 즐겁게 하는 백그라운드 라이브 뮤직~


너무 추워 숙소에 잠깐 들러 옷을 좀더 두툼하게 챙긴 뒤, 또 어딜 갈까를 고민하다, 이번에 대영박물관을 갔다. 





난, 그림은 좋은데,  고고학쪽은 관심이 없나 보다. 이집트 피라미드나 앗수르의 부조나, 그냥 그렇다. 이런 게 정말 우와~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 번 보고 두 번 보면 그게 그거다. 뉴욕에서도 보고, 보스톤에서도 보고, 워싱턴에서도 봤다. 이집트에서 보지 않을 바에는 박물관에 갇혀 있는 피라미드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거다. 


내가 좋았던 건, Musuem이 아니라 Museum Street. 오후 6시. 쏟아져 나온 런더너들은 친구들과 대낮-해가 길긴 하지만-부터 맥주를 마신다.







런던에 살았던 친구가 그랬다. 여긴 좋은 펍이 많다구. 
여긴 자동차가 다니는 대로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 다니지 않는 조용한 골목길이어서 퍼져 앉아서 맥주를 마시면 너무 좋겠다.

너무너무너무 그러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었고, 함께 맥주를 마실 친구도 없었다. 그냥 그들을 부러워하며, Neil Street을 거쳐 Covent Market까지 걸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좀 있다 보게 될 Billy Eliot 빌리 엘리어트이다. 



















































그러니깐, 여긴, 코벤트 마켓.

머릿속은 온통 빌리 엘리어트 생각에, 네이버 유랑에서 만난 나이가 같은 동성 친구를 야속하게 쳐다보며, 제발 이제 빨리 극장에 가서 좀 준비하자고, 무슨 준비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마구 마음이 급했던 코벤트 마켓에서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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