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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런던 3일째, 내셔널갤러리와 레미제라블

낯선 곳에서 놀기/2008 이루어진 유럽여행

by sundayeunah 2008. 9. 1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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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잠을 충분히 잔 탓인지 이제는 시차 적응도 어느 정도 된 것 같고 상쾌한 아침을 맞다.

새벽 같이 일어나,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슬슬 걸어서 St. James Park세인트제임스파크로 산책을 나갔다. St. James Park는 버킹검 궁전 바로 앞에 있는 공원으로 빅토리아 스테이션 근처의 숙소에서는 슬슬 걸어서 10분이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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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James Park 가는 길>



버킹검 궁전 앞이다 보니, 가는 길에는 이렇게 왕실 관련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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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왕궁의 근위병들을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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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공원에 들어섰다. 7월 말, 아침 7시의 상쾌한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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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는...
출근하는 사람들, 청소하는 사람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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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공원에서 함께 밤을 지새웠을 것 같은 젊은 연인이 있다. 그들에게 런던판 before sunrise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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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할 연인은 없지만, 아침 7시의 상쾌한 공기와 바람과 햇살은, 혼자여도 더 이상 바랄게 없게 만든다. 나도 자리를 잡고 목을 길게 빼고 앉아 서늘한 아침 공기를 즐기면서 아침 QT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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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생각했다. 세상에 이게 무슨 호사냐고. 이른 아침 일어나, 맛있게 아침을 먹고, 버킹검 궁전이 바라보이는 이 호젓한 공원에서 아침 QT를 하며, 오늘은 어디 가서 무얼 하고 놀까를 생각하는 나라니... 영국 여왕이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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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런던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사람들과 숙소와 관련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새삼 깨달은 것은, 내가 묶었던 런던의 숙소는 정말 괜찮은 곳이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런던 풀하우스에서 7박을 했다. 

우선 빅토리아 스테이션 근처라는 위치가 상당히 맘에 들었다. 왠만한 곳은 버스로 다 갈 수 있어서 공항에서 시내 가는 첫날 빼고는 지하철을 한번도 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아침에 여길 산책삼아 올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맘에 들었다.

여기 뿐 아니라 런던의 많은 민박집들이 빅토리아 스테이션 근처에 있다고는 한다. 그런데 다른 데에 비해 여기 음식이 상당히 잘 나온다는 것을 나중에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되었다. 아침에 삼겹살이 나온다니 모두들 놀라는 분위기. 20대 총각이 운영해서 그런지 분위기도 젊고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침 산책을 끝내고 잠시 숙소에 들어오는 길에 그냥 한 컷. 정면으로 보이는 붉은색 벽돌집(반쪽)이 바로 내가 묶었던 숙소다. 건물 하나를 다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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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할까?

우선은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빌리 엘리어트 극장에 가서 오늘 티켓을 구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티켓 박스 문 여는 시간은 10시. 8시30분밖에 안됐는데 보다 저렴한 티켓을 구하겠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줄을 서기 시작. 나도 함께 줄을 설까 하다가, 음, 근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10시까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PRET A MANGER 프레타망고에서 커피 한 잔. 여기저기 많은 체인점인데 신선한 커피와 샌드위치를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심지어 맥도날드 세트메뉴보다 더 싸다 (맥도날드 세트메뉴 5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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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사람들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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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시.
줄이 길다. 빌리 엘리어트 20파운드, 25파운드짜리 티켓은 다 팔렸다고 한다. 40파운드 이상만 남았다는데, 오늘만 날이냐 싶어서 포기.


자, 오늘은 하루종일 그림을 보러 가자. National Gallery로.
National Gallery는 Trafalga Square 앞에 있다. 광장 앞에 서 있는 넬슨 제독의 동상과 사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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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National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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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Gallery에서 본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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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Gallery 관련 포스트는 여길 클릭


허기가 져서 시계를 보니 1시가 넘었다. 그냥 "시간관계상" 갤리러 카페테리아에서 먹을까하다가 후배가 꼭 가 보라고 했던 레스토랑이 내셔널갤러리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밥을 먹으러 나왔다.

런던은 국가에서 하는 뮤지엄과 갤러리는 공짜다. 그래서 자유롭게 왔다갔다 들락날락을 할 수가 있다. 피곤하면 그만보고 그 다음날 또 와도 된다. 참, 좋다~


St. Martin's Church 지하 레스토랑에서의 점심
St. Martin's Church는 내셔널 갤러리 바로 옆에 있다. 내셔널갤러리를 바라보면서 오른편의 하얀색 교회가 바로 St. Martin's 교회다. 그 지하에 식당이 하나 있는데 그리 비싸지 않고 맛도 있다고 해서 밥을 먹으러 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을 찾으러 두리번거리는데 교회 앞의 누군가가 나에게 전단지 같은걸 하나 준다. 사람들이 우~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 들어갔는데 마침 점심시간을 맞아 클래식 공연을 하고 있다. 물론 free.

그날의 레파토리는
Mozart, Allegro in D major K44213
Mendelssohn, Trio in C major op 66
이라는 다소 지루한^^;; 곡이었다.

솔직히 모짜르트, 약간 졸았다. 맨델스존은 훨씬 나았지만...

그러나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콘서트장이 어디 있단 말인가. 사치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칙칙하지도 않은, 하얀색 돔에 딱 적당해 보이는 금장식 테두리가 너무나 정갈하고 아름다워 보여 음악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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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음악을 듣는 나를, 오후의 홍차와 쿠키를 앞에 두고 설렁설렁 졸면서 부채를 흔들며 나른하게 음악을 들었을 것 같은 18세기 어딘가의 사교장으로 나를 안내하기도 하고, 맨델스존의 음악이 흐를때는 격정적이고 사연 많을 것 같은 두 연인의 만남의 장소인 이 교회로 우리를 안내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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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뭔가를 끄적거리고, 약간은 졸다 보니 40분이 훌쩍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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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가 인상적이었던 또 한가지는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기도회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기도를 열심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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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앞의 십자가. 스테인드글라스도 아닌 것이, 저렇게 간결한 유리창의 문양만 가지고 십자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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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 배를 움켜쥐고 지하 식당으로 내려갔다.
여기는 St. Martin's Church 지하의 카페테리아. 지하 묘지 같은 묘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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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먹는 것을 좀 보고 고를걸... 스파게티나 닭요리 등 맛있는게 참 많아 보였는데 별 생각 없이 시킨 샌드위치는 달랑 두툼한 치즈만 들어 있는 샌드위치였다. 다행히 추가로 시킨 야채 샐러드를 넣어서 먹었더니 그냥 먹는 것보다는 좀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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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뒤, 다시 내셔널 갤러리로 가 시간을 보내다.



갤러리가 문을 닫는 시각인 6시.

퇴근하는 런던 사람들과 나 같은 관광객들이 섞여 무더운 거리는 북새통이다. 피카디리, 옥스포드 스트릿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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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의 안내를 받아 레스터 광장에 있는 티켓박스에서 레미제라블 티켓을 20파운드를 주고 사고, 약간 숙제하는 심정으로 하이드파크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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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Miserables 관련 포스트는 여길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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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꿈만 같았던 공연.
공연 후 노래를 흥얼거리며 버스 정류장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어떻게 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숙소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참으로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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