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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akesh마라케시. 사막의 관문, 붉은 도시의 길들 - 모로코 여행 둘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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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Marrakesh마라께시에서 맞는 첫번째 아침. 여기는 사막의 관문이다.

 

아침이라 햇살이 맑고 투명하다. 새소리, 맑은 햇빛, 아래 층에서 올라오는 달콤하고 고소한 아침 빵 굽는 냄새...

 

 

 

 

 

 

 

 

숙소는 Riad Al Warda. 숙소와 관련된 정보는 여길 클릭.

 

어제 공항에서 픽업나온 청년을 만나서 호텔로 오는데, 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차가 다닐 수 없는 골목골목을 돌고 터널 같은 굴을 지나 리야드라 불리우는 작은 호텔에 도착했다. 숙소를 통해 공항에서의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던 터였다. 길이 복잡해 혼자서는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과연 누가 찾아올 수 있을까 싶은 미로 같은 골목마다 야채나 과일을 파는 가게, 물을 파는 잡화점, 이발소와 양탄자 가게, 그리고 거울 가게 등이 자리잡고 있다.

 

 

 

 

 

 

 

 

 

 

 

 

 

 

 

마라께시에서 우리는 특별히 갈 곳을 정하지 않았다. 그냥 도시 한 가운데 있는 광장, 제마 엘 프나(Jemaa el Fna) 광장을 가면 뭐 할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슬슬 거리 구경을 나갔다.

숙소가 있는 동네는 우리로 치면 평창동 부자동네. 모두 문짝이 있는 집에서 살고 문과 벽은 견고하며, 이 동네를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옷을 입고 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고 학교를 간다. 우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숙소(Warda 거리)에서 제마 엘 프나 광장까지는 느린 걸음으로 30분 정도 거리였다. 가는 길은 모두 조그마한 상점들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우리는 골목길을 휘젓고 다니며 스카프, 목걸이와 귀걸이, 실내용 슬리퍼, 컵 등을 샀다. 여러 번에 걸친 흥정이 있었다. 실패한, 깨진 거래도 있었고 서로가 만족스러운 딜도 있었다. 여기는 호객 행위를 하고, 흥정을 하고, 바가지를 씌워 볼까 머리를 굴리고, 남는 거 없다는 뻔한 거짓말을 하는, 영어를 쓰는 청년들이 있었다.

 

 

 

 

 

 

 

 

나는 그게 다행이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나는 웬지,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이 죽은 듯이 눈만 껌벅거리며 길거리에 멍하게 앉아 있으면 어떡하나, 염려했었나 보다. 삶에 아무 기대도 없이 애나 어른이나 할일 없이 소망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거나 축 쳐져 유령 같이 서 있는 건 아닐까, 염려했었나 보다. 그런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호객 행위가 짜증스러울 지언정, 추근대고 따라붙고 말을 거는게 귀찮았지만, 그래도 그게 다행이었다.

 

 

 

 

 

 

 

 

 

 

 

 

 

제마 엘 프나(Jemaa el Fna) 광장.

 

 

 

 

 

 

나는 오는 길에 산 목걸이를 새로 하고는 기분이 좋아졌다. 

 

광장에서의 볼거리는 딱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오렌지를 파는 수레들이 있길래,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사 마셨다. 오렌지를 직접 짜 준, 그야말로 100% 오렌지 주스. 과일 말린 것도 사서 간식으로 먹으며 돌아다녔다. 여긴 강우량이 적고 햇빛이 쨍쨍해 과일의 당도가 높아 맛있다.

 

 

 

 

 

 

 

광장의 한쪽 길을 따라 재래 시장이 있다. 골목골목마다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강한 햇살을 막기 위해 대나무 차양을 만들어 내걸었다.

 

 

 

 

 

 

 

 

시장의 물건들과 풍경들...

 

 

 

 

 

 

 

 

 

 

 

 

 

 

 

 

 

 

 

머리에서 발끝까지 차도르를 쓴 언니가 시장에서 커피 수레를 끌고 커피를 팔고 있다. 남대문 시장에도 커피 장사를 하는 수레 끄는 아줌마가 있지. 참, 별개 다 비슷하구나, 이러면서 나는 1다람, 즉 우리 돈으로 150원 하는 커피를 마셨다. 맛있다.

그녀는 짧은 단어였지만, 아름다운 목소리로 땡큐라고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생기 있어 좋고, 옆 가게 상점 아저씨와 뭔가를 스스럼없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대나무 차양으로 하늘을 가린 시장은 묘한 분위기를 낸다.

부잣집 상점 주인들은 점잖게, 햐얀 긴 전통 옷을 입고 앉아 있다가 손님과의 일차 흥정을 마친 점원들이 가격을 이렇게 깎아 주어도 되는지 최종 컨펌을 요청하면 그제서야 나선다. 이들은 영어를 하는 젊은이들을 고용해 장사를 한다. 동양인들까지 많이 드나드는 도시가 된 마라께쉬는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젊은 청년들은 자기 가게를 갖는 꿈을 꿀 것이다. 꿈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물건을 흥정하고, 더 이상의 디스카운트는 없다고 뻔한 연기를 하고, 호객 행위를 하고, 오토바이로 좁은 골목길을 질주하는 이들 젊은이들에게 축복 있기를...! 나는 잔뜩 사든 물건 봉다리를 주렁주렁 들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거리에서 지나치는 이 도시의 젊은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축복의 기도를 웅얼거렸다.  

 

 

 

 

 

 

 

 

 

점심을 먹고 숙소로 들어오니 느지막한 오후.

4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지만 그늘에 있으면 시원이 바람이 분다. 선배들은 마사지를 받으러 가고, 나는 숙소에서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다 까무룩 잠이 든다. 3층은 야외 테라스에 붙어 있는 일종이 독채라, 거의 우리가 혼자 쓰는 것 같은 장점이 있다. 나는 여길 다시 오고 싶다. 

숙소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여길 클릭.

 

 

 

 

숙소에서 바라본 마라께시 전경

 

 

 

 

 

 

 

 

저녁은 근처의 레스토랑에 갔다. 쿠스쿠스와 따진을 먹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밥과 같은 쿠스쿠스보다는, 갈비찜 같은 따진이 훨씬 맛있었다.

 

 

 

 

마라께시의 밤. 골목길.

 

 

 

 

 

 

밤에 숙소로 돌아와서 4층에 있는 선베드에서 가서 음악을 들으며 별을 보았다. 반짝반짝, 아니 깜박깜박 움직이는 별. 바람은 시원.. 별을 보면서 참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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