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Marrakesh마라케시, 여긴 2천년 전 어느 마을일까 - 모로코 여행 첫날

본문

 

 

 

 

모로코는 나에게 일종의 환상의 도시다. 중학교 시절, 모로코라는 사진 설명이 달린,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서 있는 검은 차도르를 뒤집어 쓴 여자의 사진을 본 이후, 언젠가는 꼭 한번 가고 싶었던 곳이 모로코였다. 이번에 주어진 1달의 여행은, 열흘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터키, 중간 열흘은 모로코, 그리고 나머지 열흘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정했다. 

 

모로코 여행 정보는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세우기 어렵기도 했고, 오히려 쉽기도 했다. 정보가 많지 않아 오히려 심플했기 때문이다. 나는 모로코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Jamila라는 분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거의 전적으로 의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로코 여행 정보 블로그. Habiba Moroccao (http://cafe.naver.com/maroc) 정말 온갖 정보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하루씩 점핑하면서 다니긴 싫었다. 쉬엄쉬엄 다니고 싶었다. 거기까지 갔으니 사막 투어는 해야 한다. 그리고 사막의 관문은 Marrakesh마라께시. 미로 같은 골목길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는 Fes페스도 가야 한다. 해변 도시인 카사블랑카는 이번엔 패스. 그 밖의 쉐프샤우엔 등 근교 도시와 별 특색 없어 보이는 모로코의 수도인 라바트도 모두 패스했다. 마라께시, 사막, 페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나의 모로코 여행 여정

 

 

 

모코로 여행 일정

  • 1일차: 터키 이스탄불--> 마드리드 --> 마라께시. 마드리드 경유해 마라께시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도착. 반나절을 휴식

  • 2일차: Marrakesh마라께시 시내를 돌아다니며 휴식

  • 3일차: 2박 3일 사막투어의 첫날

  • 4일차: 2박 3일 사막투어의 둘쨰날. 사막 한가운데서의 잠자리

  • 5일차: 사막투어 마지막날. 투어 일정은 다시 마라께시로 돌아오는 것이지만, 우리는 시간 절약을 위해 사막에서 택시를 타고 8시간을 달려 Fes페스에 도착

  • 6일차: 페스 첫날

  • 7일차: 페스 이튿날

  • 8일차: 페스에서 탕헤르로 기차 이동. Tanger탕헤르에서 1박할 생각이었으나 마침 스페인 Tarifa타리파로 향하는 막 배가 있다고 해서 바로 스페인 타리파에 도착. 페리로 1시간 미만.

 

 

터키 이스탄불의 공항에서 부모님은 자정에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셨다. 나는 새벽까지 공항에서 큐티를 하고, 책을 읽고, 끄적거리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 비행기를 타고 마드리드를 거쳐, 모로코 마라께시 공항에 도착했다.

 

혼자서 공항에서 밤을 세워보긴 처음이었다. 이스탄불 공항

 

 

 

낯선 언어, 낯선 공간, 낯선 풍경이 주는 생경함에 이끌려 여행을 다니지만, 이 도시는 내가 그 동안 다녔던 그 어떤 도시보다 낯설었다. 

언어 자체가 우선 그렇다. 알파벳이 아닌 언어는 무척 어색하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때도 이런 느낌이겠지... 여행을 준비하면서 공부도 많이 못했다. 이 나라에 대해 배웠을지도 모르는 역사나 지리 정보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떤 인종이었지? 어두운 흑인인지, 터키 사람 같은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영어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함. 함부로 말을 걸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어떤 벽. 여기는 동시대가 아닌 것 같은 낯선 풍경. 도시의 골목에는 작은 나귀들이 짐을 싣고 다닌다.  2천년 전, 예수님이 살았던 시대라고 해도 믿겠다.

 

 

 

 

골목 골목이 이어지는, 메디나라 불리는 구시가지와 차도가 넓은 신시가지가 있다. 신시가지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택시를 타고 나섰다. 먼지 때문인지, 매연 때문인지 눈이 너무 아파 따끔거린다. 이 도시는 많이 낯설고 약간은 두렵고 뭐 그래서 더 설레일 수도 있고...

 

숙소 근처의 과일가게에서 과일을 좀 샀다. 말이 통하지 않아, 선배가 직접 가서 과일을 원하는 만큼 달았다.

 

 

 

 

 

 

 

 

 

뭔가 드라마 세트장 같지 않은가. 그 곳에서 나는 내가 있는 곳이 계속 꾸며진 세트장 같이 느껴졌다.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내일은 하루종일 이 도시를 걸어다니기로 한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