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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가 어울리는 도시, Sevilla세비야 - 스페인 안달루시아 이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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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둘째 날. 본격 Sevilla세비야 탐구.

 

느지막한 아침식사. 어제 걸었던 Santa Maria La Blanca를 지나 세비야 골목을 산책하듯 걷는다. 이 길들은 세비야 대성당이나, 세비야 시내 광장으로 연결된다. 걸으며 물건을 사고, 사람들을 구경한다.

 

 

 

 

 

 

 

냉장고 마그네틱을 사는 것은 모든 도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일종의 의식.

 

 

 

 

 

 

 

 

 

 

 

 

3명이 50유로.

우리는 마차를 빌려 오래된 도시 세비야 시내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이슬람 세력과 크리스챤 세력이 번갈아가며 이 도시를 지배했고, 8세기부터 13세기까지 그야말로 대도시였다. 그 역사만큼 세비야는 뭔가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도시여서, 뉴욕 같은 곳과 달리 마차를 타고 뚜벅뚜벅 달려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다.

 

 

 

 

 

이 오랜 돌길을 뚜벅 뚜벅 걷는 경쾌한 말굽 소리를 들으며, 나는 마차에 앉아 햇볕을 쏘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웃고 있는 우릴 본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서늘한 가을이다.

 

 

 

 

 

 

 

 

 

뒤에 앉았을 때는 어느 귀부인이 되었다가 앞에 앉을 때는 마드모아젤 젊은 처녀가 되어 본다. 마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꼭 고리타분한 일은 아니었구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타는 것만이 아니었어... 기분 좋고 생동감이 넘친다.

세비야는 바르셀로나 만큼 자유롭고, 바르셀로나보다 여유롭다. 바르셀로나 보다 덜 요즘 도시다. 오래된 도시여서 그런지 내공이 느껴지는 그런 도시다. 이 곳에서 나는 좀더 여유로와지고, 좀더 감정적으로 무뎌지며, 좀더 속편한 투어리스트가 된다. 세비야를 시작으로 한, 스페인 남부, 여기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그게 가능할 것이다.

 

 

 

 

 

 

 

 

 

 

점심은 세비야 대성당 뒷길의 맛있는 문어집에서. 민박집 주인장이 알려준 곳이었다. Meson del Pulpo (폴포는 문어다)란 집. Tomes del Barra st.

 

 

 

 

 

 

 

Cathedaral de Sevilla 세비야 대성당은 유럽 3대 성당으로 불린다. - 유럽 3대 성당에 뭐가 있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는데 세비야 대성당이 유럽 3대 성당의 하나라는 여행기들만 잔뜩 있다.

 

이렇게 가로와 세로가 넓고, 긴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기분을 어떨까. 이 성당에서는 여전히 주일마다 미사가 드려지고 있다. 주일에는 2시부터서야 관광객에게 내부가 개방되며, 콰이어가 앉는 자리에는 두 대의 선풍기가 놓여 있다.

 

 

 

 

 

 

 

 

 

 

 

 

콜럼버스의 무덤이 이 성당에 있다.

 

 

 

 

 

 

벽면 가득히 천장에서 바닥까지 흘러내리듯이 금으로 온갖 스토리가 조각되어 있고, 양쪽 벽면을 칸칸히 채운 교회들마다 금과 은으로 조각상이 빼곡하다. 콜럼부스의 무덤을 보니, 오호라, 이것들은 저 멀리 멕시코와 같은 남미 대륙에서 수송되어 온 금은보화로 만들어진 것임에 분명하다.

성인보다 키가 큰 은세공품과 장식물을들 보니, 게다가 성모상과 예수님, 그리고 성자 조각상들의 피부가 모두 구릿빛인 것을 보니, 멕시코의 멕시코 대성당에서 본 검은 예수상이 떠올랐다. 나는 멕시코인의 피부색을 반영한 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단지 스페인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멕시코시티에서 보았던 검은예수상.

 

 

 

 

 

 

 

 

 

 

 

 

 

 

나는 넓은 성당에 앉아, 이 말할 수 없이 화려한 금과 은으로 가득 장식된 현란한 스토리와 조각상과 작품들을 보면서 하나님과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열망에 하늘로 솟아오른 첨탑을 보면서, 온갖 교황의 그림과 무덤들을 보면서, 나는 왠지 예수님이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그때 당시의 그들은 참 강했던 모양이다.

나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느꼈던 냉정한 기분이 되었다. 수탈하고 빼앗은 것으로 드려졌을 경배가 어떤 기쁨이 되었을 것인가. 차라리 나는, 가로가 길고 가운데가 텅 비어 있는, 견고한 느낌을 주는 중세의 교회가 그리웠다. 성 소피아 성당과 베로나에서 만났던 성당들이 그리웠고, 나에게는 그야말로 베드로 성당인 로마의 쿼바디스 예배당, 지금은 폐허로 남겨진 에베소의 성 요한 교회가 생각났다.

그래도 이 세비야 대성당이 여전히 예배 드리는 장소로 사용된다는 것은 참 다행인 일이다. 성 소피아 성당의 수난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첨탑에서 바라본 세비야 시내 전경

 

 

 

 

 

 

 

 

성당을 나와, 성당 뒷길을 걸으며 조그마한 가게들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물건을 산다. 우리로 치면 명동거리 쯤 된다고 했다. C.Velazquez Tet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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