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디워를 보지는 못했지만, 누군가가 디워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말머리를 시작하곤 한다.
"난 보지는 않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봤는데, 도대체 그 8백만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글쎄 돈 주고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아마도 '난 그런 영화는 안봐' 또는 '난 그런 영화를 돈 주고 보는 타입은 아냐'와 같은, 내심 나의 고상한 취향에 대한 잘난척의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던 것 같다. 뒤늦게 디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요즘 좋아라 읽고 있는 조선일보 연재 소설인 퀴즈쇼에 대한 칼럼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박해현 문화부차장이 쓴 <디워와 퀴즈쇼> 제목의 이 칼럼에서 퀴즈쇼 작가 김영하는 디워 찬반논란을 386세대와 포스트386세대의 싸움으로 설명하고 있다.
디워 논쟁은 모든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386세대(표면적으로는 충무로를 장악한 386 영화인과 평론가)에 대한 포스트386 세대의 봉기라는 것. 즉 주류사회에서 내몰렸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이 포스트386 세대가 '바보 영구'로 각인된 심형래 감독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풀이하고 있다.
칼럼 전문보기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386세대의 이념에 대해 냉소적인 ‘성난 젊은이’들의 반란일 수도 있다. 영화 ‘디워’의 용과 이무기의 싸움과 같다. 누가 용이고, 누가 이무기가 될 것인지는 올해 12월 19일 갈린다. 개봉박두.
노골적으로 편을 가르지는 않았지만 386세대와 포스트386세대를 마치 현 여권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싸움으로 보는 뉘앙스다. 20대는 한나라당의 편이 될지? 20대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지? 예전 선거와는 다르게 한나라당이 20대 투표율 확보를 위해 캠페인이라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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