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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2) 데린쿠유 지하도시 - 터키 여행 둘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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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여행 2일차, 카파도키아 2일차

 

카파도키아 관광 상품 중 하나로 열기구가 있다. 엄마, 아빠를 생각해 한번 타 볼까 생각이 있었는데 그 전날 너무 일찍 잠이 드는 바람에 예약을 못했다.

 

새벽부터 일어나신 엄마, 아빠는 벌써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시면서 산포도를 꺾어 오셨다. 나를 끌고 다시 산책을 가는데, 하늘 위의 열기구를 바라보는 것도 위에서 밑을 바라보는 경치 못지 않게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무척 아쉬워하셨던 아빠에게 위로가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아빠와의 아침 산책길. 술렁술렁. 우리는 전날 초저녁부터 잠을 자서 컨디션이 좋다~

산길을 오르며 카파도키아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침식과 풍화로 둥글어진, 혹은 버섯모양으로 풍화된 돌들을 감상한다.

 

 

 

 

 

 

 

 

 



복슬아..라고 엄마 맘대로 이름을 지어 준 두 개들이 산책길 내내 우리와 함께 했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그린투어에 나섰다.

혼자 여행 온 한국 여성 한명, 일본인 학생 2명, 그리고 미국이나 독일 등지에서 온 젊은이들, 그리고 우리 가족 3명 해서, 얼추 10여 명이 팀을 이뤘다. 여기서는 관광지가 멀리 떨어져 있어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하루 일정의 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낫다.

그린투어는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Undergraound City),우흐라라 계곡(lhlara valley), Selime 수도원, Pigeon valley로 이어지는 여정이다. 오전 8시경 시작해서 5-6시에 끝난다.

 

 

데린쿠유 지하도시 (Derinkuyu Undergraound City)

그야말로 쇼킹하다. 지하 8층까지 이어지는 지하도시. 카파도키아에만 약 40여 개의 이런 지하도시가 있다고 하고, 데린쿠유 지하도시는 그 중 하나이다. 지하도시 중에서 약 80%만 발굴되었고 대략 300 여 명의 인구가, 그리고 총 약 25,000명이 1세기부터 3세기까지 살았다(내가 가이드 카심의 말을 잘 이해했기를...). 40여 개의 지하도시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어제 보았던 괴뢰메 수도원들과는 시대와 의미가 다르다. 괴뢰메 수도원은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으로서의 은둔형 구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이었다면, 이 지하도시는 로마 시대 크리스챤에 대한 박해를 피해 이 먼 곳, 터키 그야말로 한 가운데의 척박했던 광야인 카파도키아까지 피신해 이 곳 동굴을 파고 그들의 신앙을 지켰던 초기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를 보여준다.

 

 

 

 

 

통로들은 너무 좁아 허리를 최대한 굽혀야 한다. 나는 허리를 굽혀 그 좁고 긴 통로를 걸으며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이게 8층까지 있다. 그들은 이 지하 동굴에서 요리를 하고, 가축을 키우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예배를 드리고, 적을 피해 은닉하며, 신앙을 지켰다 한다.

 

 

 

 

 

많은 개수의 환풍 시설은 온갖 가축 냄새와 악취,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보낸다. 곳곳의 부비트랩과 돌문은 외부 적들의 침입을 막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동굴에 가두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물망처럼 연결된 터널을 통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갔다. 발굴된 터널의 길이만 9km에 이른다. 허리를 펼 수 없는 좁은 통로로 9km를 걸어 피신하는 광경을 상상해 본다.

 

이들은 초기 그리스도인...

아마도 예수님을 직접 만났거나,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 본 세대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 혹은 손자일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나는, 목숨을 걸고 예배의 자유를 찾았던 이들 초기 그리스도인의 예배와 신앙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믿는 나는 이들에게 신앙의 빚진 자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오늘날에도 이렇게 몰래 예배를 드리고 있을 어떤 사람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하도시의 입구에 선 엄마, 아빠.

 

 

투어는 우흐라라 계곡 트래킹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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