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가박스 클래식 소사이어티를 통해 오페라와 공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크린으로 만나는 세계의 모든 클래식"를 모토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유니텔 오페라 등 수준 높은 글로벌 공연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래도 작품이 다양하다보니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이상의,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다양한 레파토리를 경험할 수 있어 좋다. 클래식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면 10% 할인.
피에트로 마스카니Mascagni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
2017년 10월
'시골의 군인'이라는 뜻으로 일종에 향토예비병 정도의 뜻이라고 한다. 카라얀이 만든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2015년 공연작인데 지휘자는 카라얀의 제자인 크리스티안 틸레만. 무대연출이 정말 색달랐는데 무대 연출은 필립 슈톨츨. 류드밀라 모나스티르스카가 산투차를 요나스 카우프만이 투리두 역을 맡았다. 옛애인과 바람난 남편(이나 다름없는 사실혼 관계의 정인)으로 상처입고 절규하는 류드밀라 모나스티르스카의 노래는 말할 것도 없고 연기가 정말 놀라웠다. 오페라 가수가 노래만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짧은 단마극이기 때문에 보통은 팔리아치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도 이 두 개 작품이 함께 공연되었는데 이번에 메가박스에서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만 올라왔다.
2015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 예고편
나는 무대가 정말 놀라웠다. 영화 감독이자 오페라 감독인 필립 슈톨츨은 무대를 2개 층으로 나눠 군중 장면은 아래 층에, 개인적 감정 장면은 클로즈업 스크린과 함께 위 층에 배치하였다. 6개의 무대가 모두 오픈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투리두가 옛 애인을 만나 바람을 피는 장면이 나오면(왼쪽 위), 방에서 괴로워하는 산투차가 함께 보여지고 (중앙 위), 산투차의 표정이 스크린에서 크게 보여지는 형식이다.
이 오페라에서 유명한 곡은 역시 간주곡.
영화 대부에도 나왔던 곡인데 치정과 결투, 살인이 난무하는 비극에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곡이다. 이 곡을 그냥 아름다운 곡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극 중에서 이 곡은 산투차가 질투심 때문에 남편과 바람난 여자의 남편에게 이들의 애정행각을 고발한 직후 1막이 끝나고 2막의 시작과 함께 고요한 마을에 동이 터 오며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 나온다. 이 평온한 시골의 아침은 곧 와이프의 부정에 눈이 먼 남자의 복수와 이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는 남자의 비극으로 끝맺을 것이다. 이 아름답고 평온한 간주가 흘러나올 때 본인이 일조한 비극을 예감한 산투차는 질투와 회환, 자책과 분노 등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으로 홀로 앉아 있다. 이 음악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곧 다가올 비극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차이코프스키Tchaikovsky의 예브게니 오네긴Eugene Onegin
2017년 10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Eugene Onegin은 푸쉬킨의 작품을 원작으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러시아 오페라다. 러시아 출신 스타들이 나오는데 주인공 타치아나는 현재 오페라계의 수퍼스타고 꼽힌다는 안나 네트렙코가 오네긴 역으로는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가 노래한다.
나는 난생 처음보는 작품이었는데 타이밍이 달라 비극이긴 하지만 아무튼 각각 격정에 휩싸인 사랑을 두 배우가 너무 열연을 해서 아침드라마 보는 심정으로 오페라를 보았다. 타치아나가 영원히 안녕!을 외치며 단호하게 가 버리고 오네긴이 절규하면서 극이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일어서서 박수를 칠 뻔 했다.
이번 공연의 트레일러
3막의 첫 곡. 무도회 춤곡인 폴로네이즈polonaise로 아주 귀에 익숙한 곡이다.
메가박스 화면에서 본 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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