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드라이버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여자를 위한 자동차 이야기
올해로 면허 딴 지 20년이 됐다. 중간에 잠깐 잠깐 운전을 한 적은 있었지만, 차계부 쓰며 관리까지 해야 하는 본격적인 운전 경험은 전무. 나의 첫 차 순돌이를 입양하자마자 다음에서 하는 여성 운전자를 위한 이벤트에 눈에 번쩍, 바로 신청했다. 15일차 초보인 나에게 매우 필요한 강의.
"자동차 아는 여자"란 책이 출간된 기념으로 하는 저자 강연 이벤트였다. 아래와 같이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핑크 드라이버’ 정은란은 10년 넘게 운전을 했지만 자동차가 가속페달 밟으면 가고, 브레이크 밟으면 멈추는 기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화장품이나 백에 더 관심이 많은 평범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가벼운 접촉사고로 호된 자동차 신고식을 치른 후, 여성들이 얼마나 자동차에 대해 모르고, 도로 위에서 약자로 살고 있는지 절감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많은 여성들과 자동차 정보를 공유하고, 도로 위에서 좀더 당당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여성 운전자 커뮤니티 ‘핑크 드라이브’를 만들었다.
어, 이거 완전 나를 위한 책이잖아?
기꺼이 책을 살 생각이었는데, 이벤트 당첨자는 책을 선물로 준다길래 기다렸고, 참 나 이런 일 흔치 않은데, 덜컥 당첨됐다고 연락이 왔다.
남부터미널 역에 있는 "갤러리까페 C1" 이란 곳.
저자인 정은란씨는 2010년부터 여성 운전자를 위한 커뮤니티 핑크 드라이브(http://pinkdrive.co.kr/) 운영자. 여성 운전자가 1천만 시대라고 하는데, 요런 종류의 커뮤니티가 3년 전에서야 생겼다니 다소 의외다.
초반 20분은 자동차 명칭과 구조 관련한 간단한 이론 교육, 그리고 밖에 준비된 차(협찬 차량은 벤츠...)를 뜯어보며 다시 복습, 그리고 OX 퀴즈를 통해 꼭 필요한 차량 관리나 운전 요령, 사고 대처 요령 등을 살펴보는 시간.
글로브박스가 뭔지 몰라 인터넷 검색을 했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다. 센터페시아, 오버헤드콘솔, 이런 거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어디 가서 손해볼 일이 없겠네 싶다. 헤드라이트가 아니라 헤드램프, 손잡이가 아니라 도어캐치라고 하면 좀더 있어 보이겠다 싶다. ㅎㅎ
밖에 준비된 차량으로 명칭 재복습. 트렁크도 열고 보닛-엔진룸 덮개인데 나는 이거 참 안 외워짐-도 열어 본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OX 퀴즈. 나는 초반에 떨어졌는데, 최종까지 간 1사람은 블랙박스를 선물 받았다.
답은, 차에서 내려 상대방 운전자에게 "괜찮으신가요?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셔요?" 하고 묻는 거라고 했다.
맞다 싶다. 기술이든, 요령이든, 뭐든 간데 사람이 제일 우선이다. 사람을 챙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인터넷 검색은 말해주지 않을 내용 같았다. 스킬보다 중요한 것이 태도다. 그 태도가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대형사고가 난다.
저자는 첫 번째 접촉사고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고 한다. 당황한 마음에 차에 앉아 보험회사와 주변에 조언을 구할 만한 지인들에게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보험회사에 전화하고 아빠와 남동생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 모습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인 상대 차주에게는 아주 괘씸해 보였다고 한다. "괜찮으신가요?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셔요?" 이 말 한 마디가 없어, 그녀는 "어디 혼 좀 나 보라"고 마음 먹은 상대 차주 때문에 사고 수습하는데 고생을 좀 했다고 했다.
여러가지 운전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
그녀가 준비해 온 블랙박스 영상들은 아주 압권이었다. 일종의 사고 시뮬레이션? 빗길 운전, 고속도로 운전에서의 사고 영상들은 정말 소름끼쳤다. 도로에는 난폭한, 내가 보기엔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남성 운전자들이 정말 있구나. 여자들이 저렇게 레이스를 벌이면서 무리하게 끼어들고 버스에 찍혀 종이장처럼 날라갈 것 같지는 않다. 그에 비하면 서울 시내에서 벌어지는 김여사들의 사고 영상은 아주 애교였다.
그러나, 그녀의 명쾌한 한 마디.
김여사들이 큰 사고를 내지는 않지만,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그러니 책임감을 가지고 운전을 잘 해야 한다고. 음음. 맞는 소리다.
나는 이틀 뒤에 고속도로를 운전할 예정이었다. 운전하면서 이 영상들이 자꾸 떠올라서 엄청 긴장하면서 고속도로를 탔다.
갤러리 CI에서는 맛있는 음식도 준비해 줬다. 샌드위치와 과일, 그리고 커피와 후식으로 나왔던 맛있는 케잌까지... 배 고플 각오까지 하고 간 자리였는데 예상치 않은 풍성한 식탁에 감사... 그 밖에 주최측에서 준비해 준 차량 관리용품에 벤츠 딜러가 준비해 준 각종 기념품까지, 예상치 않은 선물에 손은 무거워도 마음은 뿌듯...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나에게 최고의 선물은 바로 요 책.
집에 가자마자 PART 1, 2를 다 읽었다. (PART 3는 자동차 구입 요령이라 차를 구입한 나는 우선 패스, 그리고 자동차 인테리어를 다룬 PART 4는 아직 나는 그 정신까지는 없는 15일차 초보라 패스)
인터넷에 뒤적이면 다 나올 정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 난 이제 인터넷 정보에 피로해진 사람. 이렇게 A to Z까지 정리해 주니, 이 책 한 권만 마스터하면 그래도 이론 공부는 더 할 필요 없을 것 같다. 여자 뿐 아니라 초보인 남자들에게도 사실 필요한 책일 거다. -- 남자들이 분홍색 이 책을 자랑스럽게 들고 다닐 것 같지는 않지만...
<목차>
프롤로그
Part1. 이 정도는 알아야 자동차 좀 아는 여자
01. 자동차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자동차의 종류
02. 자동차 내부 백배 활용하기
자동차 내부에는 무엇이 있을까?│센터페시아 조작법│자동차 계기판 알아두기│자동차의 안전장치
03. 자동차의 외부구조 이해하기
자동차 외관 명칭 알아두기│자동차 엔진룸의 구조
04. 자동차 엔진상식
가솔린vs디젤vsLPG│자동차 이름에 숨어 있는 비밀│전륜vs후륜vs사륜구동
05. 꼭 알아둬야 할 정비상식
타이어 정비상식│휠 밸런스, 휠 얼라이먼트 정비상식│엔진룸 점검하기_오일류│엔진룸 점검하기_냉각수, 워셔액, 배터리│계절별/날씨별 자동차 점검│자동차 정비센터│자동차 검사의 모든 것
* 핑크 드라이버의 초보 운전 탈출기1-타이어에 펑크가 났어요!
Part2. 이제 나도 베스트 드라이버!
01. 출발 전 준비사항
운전자세 바로 하기│룸미러와 사이드미러 맞추기│시동 걸기
02. 운전 중 주의사항
브레이크 올바르게 사용하기│차선 종류에 따른 운전법│차로변경 하는 법│신호등 보는 법│비보호 좌회전하는 법│U턴, P턴하는 법│야간운전 요령│고속도로 주행하기│하이패스 이용하기│스쿨 존 주행법│날씨별 안전운전 요령│연료비 아끼는 경제운전법
03. 주차 완벽 마스터
전면주차-아파트와 상가건물│후면주차-마트와 쇼핑센터│평행주차-도로와 주택가│발렛주차-매장이나 호텔
04. 교통사고 대처하기
교통사고 처리요령│가벼운 접촉사고 대처요령│사고처리 절차
05. 반짝반짝 세차하기
자동 세차│손 세차│셀프 세차│실내 청소
* 핑크 드라이버의 초보 운전 탈출기2-기계식 주차장 이용하는 법
Part3. 자동차 구입부터 보험까지 완벽 마스터
01. 나에게 맞는 자동차 찾기
자동차 구입 시 고려해야 할 것들│실용적인 경차 고르기│스타일리시한 수입차 고르기│안정감 있는 준중형 세단 고르기
02. 신차 구입하기
신차 구입 알뜰하게 하는 법│신차 구입 시 알아두어야 할 것들│안전장치 옵션 살펴보기│신차 인수 체크 리스트│새 차 길들이는 법
03. 중고차 구입하기
중고차 구입의 장점│중고차 구입하기 요령│중고차 구입 시 필요한 비용│중고차 구입 시 필요한 서류
04. 수입차 구입하기
수입차에 대한 불편한 진실│수입차 현명하게 구입하는 방법│수입 중고차 구입하는 방법│수입차 수리비 아끼는 방법
05. 자동차보험 가입하기
자동차보험의 종류와 특징│여성을 위한 자동차보험 특약서비스
06. 차량에 제품 장착ㆍ시공하기
장착하면 좋은 제품들│시공하면 도움되는 것들
* 핑크 드라이버의 초보 운전 탈출기3-시멘트 물이 튀었어요!
Part4. 나만의 자동차 인테리어
01. 인테리어에 도움이 되는 자동차 소품들
시트 커버│핸들 커버│헤드 쿠션│‘주차 중’ 전화번호판│초보 운전 스티커│키홀더│카 매트│신발정리함/풋레스트│우산꽂이│도어가드
02. 알아두면 좋은 튜닝 아이템
휠 튜닝│오디오와 비디오 튜닝│헤드램프 튜닝│테일램프 튜닝│리어 스포일러 장착│아이라인│수전사 시공
03. 피해야 할 자동차 소품들
대시보드 위의 커다란 소품들│안전벨트를 고정하는 클립│폭신하고 두툼한 방석과 쿠션│와이드 룸미러
* 핑크 드라이버의 초보 운전 탈출기4-브레이크 등이 안 들어와요!
부록│여성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자동차 FAQ 30
빨책이 상기시켜준 1990년대 나의 시 읽기 (0) | 2013.1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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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에 대한 역사가의 따뜻하고도 객관적인 시각 - 사마천의 사기 본기 (0) | 2013.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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