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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와 퀴즈쇼... 386 대 포스트386의 전쟁

속에서 놀기/책 속에서 놀기

by sundayeunah 2007. 9. 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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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디워를 보지는 못했지만, 누군가가 디워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말머리를 시작하곤 한다.

"난 보지는 않았지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안 봤는데, 도대체 그 8백만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글쎄 돈 주고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아마도 '난 그런 영화는 안봐' 또는 '난 그런 영화를 돈 주고 보는 타입은 아냐'와 같은, 내심 나의 고상한 취향에 대한 잘난척의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던 것 같다. 뒤늦게 디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요즘 좋아라 읽고 있는 조선일보 연재 소설인 퀴즈쇼에 대한 칼럼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박해현 문화부차장이 쓴 <디워와 퀴즈쇼> 제목의 이 칼럼에서 퀴즈쇼 작가 김영하는 디워 찬반논란을 386세대와 포스트386세대의 싸움으로 설명하고 있다.  

디워 논쟁은 모든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386세대(표면적으로는 충무로를 장악한 386 영화인과 평론가)에 대한 포스트386 세대의 봉기라는 것. 즉 주류사회에서 내몰렸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심한 이 포스트386 세대가 '바보 영구'로 각인된 심형래 감독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풀이하고 있다.

칼럼 전문보기




심형래와 디워를 옹호하는 많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과도해' 보이기만 한 나로서는, 그 과도한 호응의 이유를 애국 마케팅의 성공이라고 봐야 하는건지, 운동 경기에서도 지고 있는 팀을 응원하게 되는 한국 사람의 정서로 봐야 하는건지 내심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칼럼은 이것을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한다.

포스트386세대가 보기에 386세대는 말은 많고 - 민주와 진보를 앞세워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말은 잘 하는데다가, 본인들은 사회적으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안정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다. 실업과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20대가 386세대를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디워에 대한 진중권의 의견에 공감했던 나도 이미 포스트386세대는 아닌가 보다. 하지만, 영화 자체에 대한 그의 의견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감하지만, 과도하게만 보였던 디워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영화 외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는 설명되지 않을 듯 하다.

칼럼은 이렇게 마무리한다.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386세대의 이념에 대해 냉소적인 ‘성난 젊은이’들의 반란일 수도 있다. 영화 ‘디워’의 용과 이무기의 싸움과 같다. 누가 용이고, 누가 이무기가 될 것인지는 올해 12월 19일 갈린다. 개봉박두.



노골적으로 편을 가르지는 않았지만 386세대와 포스트386세대를 마치 현 여권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의 싸움으로 보는 뉘앙스다. 20대는 한나라당의 편이 될지? 20대의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한나라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지? 예전 선거와는 다르게 한나라당이 20대 투표율 확보를 위해 캠페인이라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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