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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Bolt - 어느 개의 자기본성 찾기 프로젝트

속에서 놀기/영화와 음악 속에서 놀기

by sundayeunah 2009. 1. 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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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볼트Bolt를 봤다. 정말 재밌다.

정의의 전사(TV쇼의 캐릭터로서의 전사)로 길러진 개가 '개'로서의 자기 본성을 찾아가는 스토리다. 1년 넘게 자아회복 상담과정을 경험했던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자아회복을 위한 치유 스토리다.

이 superdog은 예기치 않게 경험하는 긴 여정을 통해, 평범한 개의 본성을 찾기 시작한다. 그 본성은 superman으로 살았던 superdog이 보기엔 우습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귀를 축 늘어뜨리며 애교 떨기, 기차 밖에 고개를 내밀고-게다가 혀까지도 내밀고-바람을 즐기기, 꼬리를 흔들며 동료 개와 놀기, 미소 짓기, 막대기 가지고 놀기, 뼈다귀를 땅에 묻기 등등이다. 

영화를 보면서, 볼트가 찾아가는-우습지만 그게 편안한- 자기의 모습을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다는, 아니 나의 모습도 그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한 척 하고 산다.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우리의 강한 모습과 똑똑한 모습과 빈틈 없는 모습을 보이려고 가면을 쓰고 산다. 고개를 쳐들고, 어깨에 힘을 준다. 능력 있는 사람으로 타고난 본성이 그렇다면 그건 전혀 스트레스가 아니건만, 그렇지 않음에도 그런 척 하며 살아야 하는 건 너무 힘이 드는 일이다.

그러니 표정은 굳고, 점점 뾰족해지고, 어깨가 뭉치고, 얼굴에 뭐가 나고, 여유가 없고, 남이 무슨 한 마디를 하면 나를 비난하는 건가 싶고, 그게 걱정이 되고, 걱정은 티를 내서는 안되므로 자기 방어를 하고, 변명을 하고, 머리를 굴리고, 그러는 것이다.

불행히도 나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다. 천재가 아닐 뿐더러 뛰어난 축에 드는 사람이 아니다. 20에 해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80이다. 그걸 인정하고 내가 모든 것을 완벽히 할 생각을 버리는 순간, 팀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할 수 없기에 우리에게는 팀이 필요하다. 우와, 하는 아이디어를 내야 할 강박관념을 버리는 순간 그 어떤 바보같은 말도 할 수가 있다. 그래도 인생을 망치는 것은 아니고, 매장당하는 것도 아니다, 란 생각을 하는 순간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다. 예전에는 자신감이 있는 척 하느라 소심한 내 속은 썩어 들어갔다면 지금은 오히려 맘이 편하다. 

오늘도 이런저런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나의 팀원인 실비아의 브릴리언트한 아이디어를 보면서 아, 팀원이 이렇게 잘하니 얼마나 다행이야,란 생각만으로 행복해 질 수가 있었다. 내가 울며 절며 그것을 다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팀은 이래서 필요하다. 그걸 깨닫기에는 나름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나름 아픔이 있었다. 이제 그런 척 하지 않아도 되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하나님 안에서 참 모든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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