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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문외한들의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하루

낯선 곳에서 놀기/우리나라 좋은나라

by sundayeunah 2013. 10. 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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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숙소였던 라데나 콘도에서 아침 산책을 마친 후, 춘천을 더 둘러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한창인 자라섬으로 향하기로 했다.

 

나와 내 동생은 재즈 마니아가 아니다. 엄마, 7살, 2살 조카야 말할 것도 없다. 인당 5만원 상당의 유료 티켓을 내고 갈 맘은 없었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무료 낮 공연도 있다고 해서,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 어차피 춘천에서 서울 가는 길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만한지, 앉을 자리는 있을지 등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그냥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http://www.jarasumjazz.com/)은 10월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열렸다. 우리가 갔던 10월 4일(금)은 휴일도 아니기에 좀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경. 우리는 넓은 주차장에 여유롭게 차를 세웠다. 그리고 주차장은 30분만에 만차가 되었다. 휴... 반발 앞섰구나...

 

 

아무런 정보도 없이 왔건만, 자라섬 페스티벌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너른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돗자리를 펼치고 자리를 잡는다. 앞의 무대에서는 시간 마다 전 세계에서 온 재즈 연주가들이 음악을 연주한다.

 

 

 

 

 

 

 

햇살은 눈부시고, 그늘은 시원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조카들은 잔디밭을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사람들은 아무데나 자리를 잡고 누워 음악을 듣거나, 와인을 마시거나, 책을 보거나, 낮잠을 잔다. 무료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다 보여주면 유료 공연은 누가 가지? 내 생각이 참 짧다.

저녁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자리를 주섬주섬 챙겨서 유료 공연장으로 들어간다. 낮 공연만 무료인 모양이다. 나 같은 사람들은 낮에 와서 소풍도 하고 음악도 듣고 딱 좋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은 나중에는 티켓을 사 들고 저길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캠핑족인 내 동생만 해도, 나중에 여기 와서 캠핑도 하고 티켓도 끊어서 한번 와 보고 싶다고 그런다(자라섬 캠핑장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꼭 재즈를 알아서가 아니라 음악과 자연과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은 거다.

자라섬의 낮 무료 공연은 그렇게 재즈의 진입장벽을 없애고 나같은 사람들까지 그 외연을 확대하는 똑똑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돗자리 뿐 아니라, 캠핑 의자와 햇볕을 막아 줄 우산과 화이트와인와 책을 한 권 챙겨들고 여길 다시 찾고 싶어졌다.

 

 

 

 

유료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바로 앞에 있는 오토 캠핑장


 

 

 

 

넓은 잔디밭 가장자리에는 행사를 후원하는 각종 부스들이 늘어서 있다. 이번 행사 주 후원사는 롯데인 모양이다. 롯데카드, 롯데리아, 크리스피도넛, 엔제리너스 커피, TGIF 계열사들이 늘어서 있다. 롯데멤버스는 매 시간마다 이벤트를 하면서 선물을 퍼 준다.

 

 

 

 

조카 주현이는 이벤트에 맛이 들렸다. 주현이는 모든 부스마다 방문해 온갖 이벤트를 두루 섭렵했다. 원하는 상품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줄을 섰다. 한 부스에서는 5번의 물티슈(한마디로 말하면 꽝)를 받은 끝에 겨우겨우 에코백 2개와 유니클로 옷을 선물로 타 냈다.

하도 여러 번 줄을 서면서 참여하는 바람에, 사회자마저 주현이의 얼굴을 알아 보고, 우리 어린이 참 열심히 이벤트 참여한다며 웃었다.

 

나는 피자도 먹고, 음악도 듣고, 낮잠도 자고 하는 사이에

주현이는 참 열심히 줄을 서고, 사진을 찍고, 핀볼을 넣고, 배드민턴을 날리고, 풍선을 불어 날리고, 다트를 했다.

 

 

 

 

 

 

 

 

그리고 주현이의 요구로, 나도 각 부스마다 가서 열심히 페이스북의 좋아요를 눌러댔다. -- 대부분의 이벤트는 페이스북 좋아요를 눌러야 선물을 준다.

 

뭔가 지친 주현이의 뒷모습. 그 뒤에는 3시간 여의 이벤트 끝에 긁어 모은 온갖 종류의 사은품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또 기운을 차리고는, 다시 줄을 서기 위해 이벤트 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1시에 도착했는데 자리를 털고 일어나니 저녁 6시가 넘었다. 주차장을 가 보니 아직도 차가 가득하고 진입로에는 일렬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빼곡하다. 빠지는 차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아 모두 유료 공연을 보러 갔다 보다. 

다들 즐거운 시간들 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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