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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휴식 같은 2004년 보스톤

낯선 곳에서 놀기/2004 미국, 캐나다 동부

by sundayeunah 2008. 7. 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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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미술관이나 둘러보고(내가 본 보스톤의 미술관) 산책하기로 했다. 뉴욕에서 너무 지쳤다.

 

골목길

 

프리덤 트레일이라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고려해 관광 명소를 잇는 도로를 붉은 라인으로 그려놓은 것이 있는데 첫날은 하루종일 길을 따라 혼자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길을 따라 가면서 만나게 되는 관광명소가 문제가 아니라 자체, 구불구불하고 언덕에 내리막도 있는 구도시의 좁은 골목길이 나를 매료시킨다. 길을 걸으면서 신촌에서 홍대로 가는 좁은 골목길과 인사동 뒷골목길, 이런 것들을 오랜만에 생각하다.

 

 

 

 

 

 

 

 

 

 

 

 

 

 

다니다 힘이 들면 교회에 들어가 졸고.

 

 

 

 

 

 

 

 

 

 

 

 

 

 

 

 

 

 

 

 

 

 

 

그리고, 길을 따라가다 만나게 되는 햇빛 쏟아지는 묘지에서 간만에 사람 냄새를 느끼며, 오랜 휴식을 가졌다. 사람 냄새란 희안한 것이어서 죽어있는 사람들의 공간인 오래된 묘지에서도 사람냄새를 느낀다. 그것은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풍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 풍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름도 모르는, 사실은 알고 싶지도 않는 묘지에서, 생각한다.

 

 

 

 

 

 

 

 

 

여러모로 보스톤은 워싱턴과 비교되는 도시다. 자연스러운 보스톤의 구도시와 인위적인 듯한 워싱턴의 거리. 그리고 한가지, 이건 무척 사소한 것이긴 한데, 워싱턴에서 저녁에 조지타운으로 산책을 갔다가 다음날 뉴욕까지 6시간 버스를 타고 동안 들을 오페라 CD 하나 사기로 했다. 뉴욕까지 가면서 오페라 공부도 말이다. 반즈 노블즈를 갔었는데 변변찮은 오페라 CD 없다. 토스카를 하나 사기는 했는데 그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였다. 여가수의 목소리가 아직도 별로 맘에 안든다.

 

 

보스톤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나는 중고 CD 가게를 발견하고 푸치니의 나비부인, 아주 오래된 CD 건졌다. 그리고 다음날 다른 중고 CD가게에서 이번에 오텔로와 라보엠을 샀다. 세개의 CD 가격은 개당 15달러 . 거의 반값이다. 역시 그래서 보스톤은 워싱턴보다 좋은 도시라고, 나는 했던 말을 하고, 했다.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나는 보스턴의 유스호스텔에서 CD들을 침대에 펼쳐놓고 사진을 찍었다.

 

 

 

행운의 레스토랑

 

저녁을 혼자 먹어도, 낭만적인 도시에서 패스트푸드로 때우기는 싫었다. 그래서 들어간

 

혼자 동양 여자애를 불쌍하게 생각해서였을까. Care 받는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웨이터가 이벤트라며 뭔가 가득 병을 흔들다가 내가 stop 외치자 뭔가를 꺼낸다. 나보고 winner라면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한다. 자신의 마지막 테이블이 위너가 됐다며 나보다 기뻐한다. 10불짜리 공짜 쿠폰. 다음날, 나는 고트 치즈가 얹어진 구운 토마토에 와인을 마시며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행복하게 보냈다. 행운을 가져다 고마운 웨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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