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휴식 같은 2004년 보스톤
이 곳에서는 갈 곳을 정하지 않고 미술관이나 둘러보고(내가 본 보스톤의 미술관) 산책하기로 했다. 뉴욕에서 너무 지쳤다.
골목길
다니다 힘이 들면 교회에 들어가 졸고.
여러모로 보스톤은 워싱턴과 비교되는 도시다. 자연스러운 보스톤의 구도시와 인위적인 듯한 워싱턴의 거리. 그리고 또 한가지, 이건 무척 사소한 것이긴 한데, 워싱턴에서 저녁에 조지타운으로 산책을 갔다가 그 다음날 뉴욕까지 6시간 버스를 타고 갈 동안 들을 오페라 CD를 하나 사기로 했다. 뉴욕까지 가면서 오페라 공부도 할 겸 말이다. 반즈 앤 노블즈를 갔었는데 변변찮은 오페라 CD가 없다. 토스카를 하나 사기는 했는데 그건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였다. 난 그 여가수의 목소리가 아직도 별로 맘에 안든다.
보스톤에서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나는 중고 CD 가게를 발견하고 푸치니의 나비부인, 아주 오래된 CD를 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다른 중고 CD가게에서 이번에 오텔로와 라보엠을 샀다. 이 세개의 CD 가격은 한 개당 15달러 꼴. 거의 반값이다. 역시 그래서 보스톤은 워싱턴보다 좋은 도시라고, 나는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했다.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나는 보스턴의 유스호스텔에서 CD들을 침대에 펼쳐놓고 사진을 찍었다.
행운의 레스토랑
혼자 온 동양 여자애를 불쌍하게 생각해서였을까. Care 받는다는 느낌을 팍팍 주는 웨이터가 이벤트라며 뭔가 가득 든 병을 흔들다가 내가 stop을 외치자 뭔가를 꺼낸다. 나보고 winner라면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한다. 자신의 마지막 테이블이 위너가 됐다며 나보다 더 기뻐한다. 10불짜리 공짜 쿠폰. 그 다음날, 나는 고트 치즈가 얹어진 구운 토마토에 와인을 마시며 미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행복하게 보냈다. 행운을 가져다 준 고마운 웨이터.